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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ta Point

Boyun Jang

2019.06.10 ~ 2019.08.24

BMW Photo Space에서는 2019년 6월 10일부터 8월 24일까지 장보윤의 《Vista Point》를 선보인다.

우리는 살아가며 끊임없이 오늘을 기록한다. 일기를 쓰고, 사진을 찍고, 기념품을 사 모으며 내가 여기에 있었음을 증명한다. 사진과 글을 통해 기록되는 순간 오늘은 과거가 되고 지나가버린 과거는 그 형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변형되거나 기억 속에서 잊혀지게 된다. 장보윤은 인간이라면 피할 수 없는 존재의 소멸에 관심을 가지고 타인의 사적인 기록에 개입해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낸다.

장보윤은 <사라지지 않는 기억>에서 본래의 쓰임을 잃은 물건을 관찰자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삶의 온기가 떠난 빈집에는 누군가가 존재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물건만이 남아있다. 작가는 그 물건들의 사진을 찍는 행위를 통해 최초의 목적은 잃었지만, 물건 그 자체로서 존재하는 사물성을 드러내 보여준다.

<기억의 서: K의 슬라이드>는 작가가 2008년 재개발지역에서 우연히 수집한 슬라이드 사진으로부터 시작된다. 그 속에는 1968년부터 1979년까지 일본을 여행한 한 남성의 사진이 있다. 장보윤은 남성을 K라 명명하고 그의 발자취를 좇아 과거 사진으로 가상의 기억을 만들어낸다. 작가는 관찰자의 시선에서 벗어나 K의 여행지에서 직접 겪은 자신의 경험을 개입시킨다. 세월을 뛰어넘어 K가 작가에게 보낸 듯한 팩스를 가상으로 보내고, 슬라이드 필름에서 인물을 지워내서 K의 사진이 새로운 내러티브를 형성하게 만든다. 작가에 의해 재구성된 과거는 우리 기억 속으로 침투해 스스로의 과거를 되돌아 보게 한다.

1989년 해외 자유여행 자유화 조치 이전까지 여행지로 각광받던 경주는 신혼여행, 가족여행 그리고 수학여행 등으로 한국인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장소다. 장보윤이 수집한 필름에서도 반복적으로 경주를 배경으로 한 사진이 나타난다. 천년 고도 경주는 명승 고적을 품에 안고 여러 세대를 거치며 끊임 없이 변화를 겪고 있다. 사진 속 과거의 경주는 현재의 경주가 아니다. 작가는 이 도시를 르네 도말(René Daumal)의 저서 <마운트 아날로그>에 비유한다. 실재하지만 다다를 수 없는 산 ‘마운트 아날로그’처럼 경주를 ‘보이지 않는 산’으로 설정하고, 친숙했던 장소가 미지의 장소처럼 느껴지는 공간을 포착한다.

이번 전시 《Vista Point》에서는 존재의 부재를 조망하고 이를 다시 시각적으로 재현해내는 장보윤의 시선을 만날 수 있다. 우리는 세 시리즈를 통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고 소멸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의 숙명을 마주하고 장보윤이 남긴 흔적에 우리의 이야기를 채워 넣음으로써 또 다른 기억과 의미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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