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포토 스페이스

유보된 순간 / Suspended Moment

JiYeon SUNG

2022.04.04 ~ 2022.06.18

유보된 순간 / Suspended Moment

나의 첫 시리즈 《A Distance;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부터 근작인 《(un)familiar; 친숙하거나 낯설거나》까지 미장센 (Mise-en-scène)을 이용한 인물 사진 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다. 나는 한 장의 사진으로 이중의 언어, 즉, 친숙한 것과 낯선 것, 현실적인 것과 상징적인 것 사이의 불확실한 경계와 모호한 상태에 대한 긴장감과 아름다움을 표현하려고 한다. 이와 동시에 작가-모델-관객으로 완성되는 이 세 개의 시선에서 몰입도를 극대화하려 하고 있다. 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가 전문 배우가 아닌 다양한 삶의 경험을 가진 일반인으로서 내가 만든 사진 속 인물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전통적 초상사진에서 기대할 수 있는 인물의 정보를 거의 찾을 수 없는 이 개별적 존재는 텅 비어 있는 회색 공간에서 특정한 인물이 아닌 보편적인 존재로 표현해 보려 한다. 이 비어 있는 존재는 거울처럼 작가인 나를 투영하기도 하고 모델을 관찰하는 관객을 담아내기도 한다. 이 과정은 나의 ‘사진적 태도’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얼굴성’을 지닌 얼굴이 없는 신체의 부분, 사물 그리고 자연의 초상을 찍고 있다. 이를 통해 일상적인 흔한 오브제에서 ‘발견된 오브제’를 찾으며 ‘낯익은 낯섦’ 즉, 언캐니한 아름다움을 찾고 있다. 신체의 심리적 상태를 신체의 부분으로, 특히 손의 표현을 이용하여 은유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또한, 사물에서도 심리적인 상황을 읽어 낼 수 있을 것이다. 팽창할수록 커지는 풍선, 연약하게 딱딱한 하얀 달걀, 속이 비치는 하얀 레이스 카라 등 선택한 오브제는 “광란의 사랑 (L’amour fou)”에서 앙드레 브르통이 묘사한 “베일에 가린 에로틱한 것, 고정된 채 폭발하는 것, 마술이 펼쳐지는 상황 같은 것”으로 정의되는 발작적 아름다움을 품고 있는 것일 것이다. 이 또한, 작업에 녹아 있는 ‘몰입’과 ‘모호함’의 개념에 대한 확장이라고 생각한다.

- 성지연 작업노트
아티스트 프로필보러가기

크게 보기

리스트 가기